양호도어사 어윤중이 보낸 효유문 [兩湖都御史 魚允中 曉諭文]
3월 23일 [三月二十三日]
뜻밖에 양호(兩湖)에서 동학의 무리들이 집회를 하였는데, 조정에서는 이것을 걱정하여 혹시 백성들이 선동하는 유언비어에 빠질 것을 염려하여 특별히 미련한 나를 파견하여 도어사(都御史)로 삼아 어루만지고 위로하도록 하였다. 오호라! 우리 온 나라의 백성들은 누구인들 조종(祖宗)의 백성이 아니며, 충성스럽고 어진 신하를 대대로 배출한 문벌이 아니어서 지금 이러한 거사를 하겠는가? 이미 의리를 주창한다고 했으면 당연히 의리가 있어야 할 곳을 알아야 하는데, 이와 같이 거사한 것은 과연 어떠한 의리에 근거한 것인가? 마땅히 몸소 직접 설득해야겠지만 먼저 이렇게 타일러 훈계하는 글을 게시하니, 모든 동학의 무리를 따르는 몰지각한 자들을 먼저 즉시 해산시켜 돌려보내 저마다 생업을 안정시키고, 그 중에서도 두령(頭領)이 되어 조금이라도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자는 진실로 사정과 이유를 갖춰 직접 나를 만나 깨우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