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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2월 복합상소 때 사알(司謁)로 하여금 입으로 전함 [二月伏閤時 使司謁口傳]

전교하신 내용 중에 “너희들이 스스로 물러가 있으면 당연히 편안하게 살도록 하겠다는 처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감히 전하의 명령을 어기지 못하고 다만 물러나 돌아가서 우리 임금의 훌륭한 덕이 크다는 것을 다시 볼 수 있어 서로 기뻐하였는데,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왜와 서양은 저희들이 화친을 배척한다는[斥和] 이유로 임금을 협박하여 동학인들을 소탕하도록 강제로 요청한다고 합니다. 창생이 도탄 속에서 통곡함은 오히려 애석함이 없지만, 신하와 백성의 잘못 때문에 오랑캐의 침략과 능멸을 당하게 되었는데, 임금께서 능욕을 당하면 신하는 죽어야 하는 의리가 있으니, 어찌 감히 살고자 하여 의리를 저버리겠습니까?

이렇듯 대의를 주창하는 이유는 기어코 나쁜 기운을 제거하고자 함인데, 각박한 풍속으로 모함을 하는 자들이 유언비어로 서로 선동하여 신하로서 차마 들을 수 없는 말까지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것은 반드시 나라 안에서 서학(西學)을 하는 무리들이 만들어낸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이 위에서 비추어 주기 때문에 태양의 빛은 엎어놓은 그릇 아래에도 비출 수 있는 것입니다. 호서·호남에 도어사를 파견하여 사방에서 모여든 의로운 선비들이 물러가도록 하겠다는 뜻을 널리 타일러 주십시오. 저희들이 만약 오늘 임금의 명령으로 즉시 물러간다면 유언비어가 사실이라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삼가 원하건대 다시 의를 주창한 이유를 임금께 아뢰어 삼가 회답을 기다려서, 다시 저희들이 몸을 보전할 수 있는 혜택[曲全之澤]을 입게 한다면, 비록 척화하려는 본래의 뜻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찌 감히 왕명에 항거하여 물러가지 않겠습니까? 하늘을 우러러 천만 번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주석
사알(司謁) 복합 상소는 승정원을 거치지 않고 임금이 있는 궁궐 앞에 엎드려 소문(疏文)을 직접 올리는 형식을 말한다. 소문을 올리는 사람이 때로는 임금의 마음을 거슬렸다면 도끼로 내리쳐달라는 뜻으로 멍석을 깔고 도끼를 들고서 호소하기도 한다. 1893년 동학교도들은 경복궁이 있는 광화문 앞에서 상소운동을 벌였는데 임금의 사자인 사알이 연락을 맡아 전달하였다.
[曲全之澤] 굽어서 아주 소용이 없는 나무는 어떤 사람도 베어가지 않아 온전할 수 있다는 뜻으로, 자기를 굽힘으로써 자기의 몸을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다는 노자(老子)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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