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7월[秋七月]
1일 을해
더움. 평기에 사시는 아버지의 문후를 들으니 협담(挾痰)으로 건강이 편안치 못하시다고 한다.
초 2일
더움.
초 3일
더웠는데 밤에 소나기가 내렸다.
초 4일
더움. 평기 집에 가서 묵었다.
초 5일
더움. 이날은 평기에 사는 아버님의 생신날이다.
초 6일
더움. 밤중에 평기 집에 가서 묵었다. 동학배(東學輩)가 대교에 무리를 불러 모았다.
초 7일
더움. 이날은 입추(立秋)이다. 평기 집에서 되돌아왔다.
초 8일
더움. 동학배가 와서 엽전 400냥을 강제로 요구해 할 수 없이 주었다.
초 9일
더움.
초 10일
더웠는데 밤중에 서늘한 기운이 있었다.
11일
더웠는데 바람이 불어 조금 서늘하였다. 동비(東匪)가 잠시 흩어져 떠났다. 이로부터 동학도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일정하지 않았다.
12일
더움.
13일
더움. 계당에 갔다. 율동의 묘소에 오르고 평기 집에 계시는 아버지의 안부를 살폈다.
14일
더움.
15일
더움. 길동(吉洞)을 갔는데 주곡(舟谷)을 지나다가 들렸다.
16일
더움. 이날은 말복이다.
17일
더움.
18일
더움.
19일
더움. 16일 이후부터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끝까지 흙을 충분히 적시지 못하였다. 이날 밤에 큰 비가 내렸으나 쟁기질할 정도였다. 우레와 번개가 쳤다.
20일
조금 비가 내림.
21일
조금 비가 내림.
22일
더움.
23일
조금 비가 내림. 이날은 처서(處暑)이다. 19일 이후부터 소나기가 내리거나 혹 조금 비가 내려 겨우 해갈할 정도였지만, 이날 이후부터는 조금 서늘한 기운이 있었고 낮에는 매우 더웠다.
24일
더움. 동비가 초경(初更) 쯤에 총을 쏘고 나팔을 불며 대교로 들어와 주둔하며 폐해를 끼쳤는데 인근에 폐해가 이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
25일
더움. 동비가 와서 쌀 5섬(石)을 요구해서 할 수 없이 1섬을 줄 수밖에 없었는데, 대교 포접(包接)이 가지고 갔다.
26일
더움. 동비가 잠시 흩어졌다.
27일
더움.
28일
더움. 동비가 또 깃발을 세우고 총을 쏘며 나팔을 불어 대교에 모였다. 또 흑정(黑亭)에 모였다가 와서 화약 20근을 요구하자 부득이 엽전 10냥을 대교 포접에게 주었다.
29일
더웠다가 조금 비가 내림. 계당에 사는 종씨(從氏)가 낙상(落傷)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서 문안하였다. 이어서 율동의 묘소에 오르고 돌아서 평기 집에 계시는 아버지의 안부를 살폈다. 이날 동비가 궁원(弓院)에서 대규모로 모였다.
30일
더움. 백씨께서 의정부의 주사(主事)를 제수 받았다는 소문을 듣고 감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