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계유

비가 내림. 5월 이후 처음이었지만 시내와 도랑은 아직 물이 차지 않았다.

초 2일

개임. 평기 집의 안부를 살피고 율동의 묘소에 올랐다. 종씨를 율동에서 뵈었다.

초 3일

맑음.

초 4일

맑음. 한동(漢童)을 금협에 보냈다.

초 5일

흐림.

초 6일

흐리고 조금 비가 내림. 무지개가 북쪽에 나타났다. 고조비(高祖妣) 숙인(淑人) 홍씨(洪氏)의 제사를 지냈다. 평기 집의 안부를 살피고 율동의 묘소에 올랐다.

초 7일

개임.

초 8일

맑음.
한동이 돌아왔다. 들으니 동비가 금협에 들어갔는데 집안사람 10여 명이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막히고 마음이 아팠는데 조용히 들으니 “연산(連山) 담곡(淡谷) 마름 김흥길(金興吉)과 석당(石堂) 산지기 정재옥(鄭在玉)이 데리고 갔다”고 하는데 그 진위를 몰라 즉시 아사(雅士) 강경심(康景心)과 김만봉(金萬奉)을 보내 찾게 하였다. 백씨(伯氏)와 셋째 아우가 왔다.

초 9일

맑음.

초 10일

맑음. 강경심과 김만봉이 오전에 돌아왔는데 가족들이 무사히 담곡에 모여 있다는 말을 듣고 천만다행이라고 여겼다. 이날은 증조고(曾祖考) 이의공(吏議公)의 기신일이다.

11일

맑음. 이날은 대설(大雪)이다.

12일

비가 내림. 한동을 담곡에 보냈다.

13일

늦은 오후에 개임.

14일

맑음.

15일

맑음. 율동의 묘소를 살피고 평기 집에 들렸다.

16일

맑음. 한동이 돌아왔는데 해길 모자가 따라왔다. 경장(景章)이 간산(艮山)을 출발하여 와서 내행(內行)을 데리고 왔다. 이날은 고조고(高祖考) 복정공(僕正公)의 기신일이다.

17일

맑음.

18일

맑았다가 밤에 가는 비와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 가마꾼 4명을 척동(尺洞)에 보내 내행을 데려오도록 하였다.

19일

비로소 추움. 겨울철이 반이나 지나갔는데 날씨가 따뜻해 양춘(陽春)과 비슷하였다. 지금 이후로 비로소 겨울철에 처음으로 얼음이 얼었다. 평기 집의 안부를 살폈다.

20일

더욱 춥고 밤에 눈이 내려 1자 정도가 되었다.
젖먹이 손자모자와 김씨 아내가 되돌아왔다. 만석(萬石)이 짐을 나누고 그 아들 순석(順石)을 데리고 와서 상하 모든 가족들이 무사히 단란히 모이니 진실로 하늘이 내린 복이다.

21일

추움.

22일

추움. 백씨가 오셨다.

23일

추움. 셋째 아우가 와서 함께 어은동(漁隱洞)으로 갔다. 종모(從母)님께 문안을 드렸는데 이날이 생신날이다.

24일

맑음. 젖먹이 손자의 모자(母子)가 계당에 가서 문안하였다.

25일

맑음. 아들 성을 금협에 보내고 계당에 갔는데 종씨가 어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넷째 아우가 왔다.

26일

동지(冬至)이다. 맑았다. 평제의 안부를 살피고 율동의 묘소에 올랐다.

27일

맑음. 젖먹이 손자의 모자가 되돌아왔다.

28일

안개가 끼었다가 맑았다.

29일

안개가 끼었다가 맑았다.

30일

크게 안개가 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