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복지(福之)와 짐꾼이 돌아가는 편에 아들에게 답장을 한다. [答阿子 二月八日 福之卜軍回去便]
어제 저물녘에 복지(福之)가 가져온 편지를 받고 위로가 되었다. 안부를 상세히 듣고 조금 근심이 풀렸다. 밤사이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이 예전처럼 허물이 없고, 둘째 며느리도 편안하냐? 이 아비와 네 어머니 그리고 네 댁도 모두 평안하여 기쁨을 말로 다할 수가 없다. 공회(公恢)가 오늘 데리고 왔고, 서검서(徐檢書)가 다시 적어 보낸 하기(下記)는 찾아 보았는가? 원규(元圭)는 3~4일 동안 베개를 나란히 하고 감회를 풀었는데, 오늘 이별하려고 하니 만나지 않았을 때보다 슬픔이 갑절이나 된다. 그 신세를 보니 눈물이 떨어져서 옷깃을 적실 뿐이다. 네 어머니는 어질고 착한 마음에 옷을 새로 지어 입히고, 돈 50관(貫)을 겨우 변통하여 주었다. 사람의 평생은 참으로 헤아리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