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박난수(朴蘭秀)편에 아들에게 보낸다 [寄阿子 二月十三日 朴蘭秀便]
그저께 답장은 위로가 되었다. 며칠 사이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이 더욱 편안하고, 관아의 권속(眷屬)들도 모두 편안한지 매우 염려가 된다. 이 아비와 모든 식솔들이 변고가 없어 기쁘다. 오도곡(吾道谷)의 이생원(李生員)을 맞이하여 만나보니, 문아(文雅)하고 법도에 맞아 함께 고생을 견딜 만 하다. 하기(下記)중에 관황(官況) 조건은 잃어버려 다시 수정했다고 하는데, 혹시 유출한 단서는 없는가? 순상(巡相)이 제천(堤川)에서 성묘를 할 때에 보은(報恩)에서 저녁을 담당한다고 하는데, 매우 피폐한 읍이 어떻게 접대하겠는가? 걱정스럽다. 최윤보(崔允甫)의 산송(山訟)일은, 청주(淸州) 오위장(五衛將) 영일(寧一)의 종제(從弟)가 정교림(鄭敎林)을 위해 편지를 요청했기 때문에 듣지 않고 돌려보냈다. 저 군(郡)의 벽지(碧池)에 사는 양병일(梁炳日)은 상동(尙洞) 김승지(金承旨)가 지난날에 긴밀히 부탁했던 사람이다. 이번에 교임(校任)을 뽑을 때에 장의(掌議)끝의 유사(有司)중에서 특별히 임명하여≪이 아비의 얼굴≫빛을 내어 달라. 그 아비가 교임을 역임했다고 한다. 적들은 그 사이에 잡았으며, 서당(徐黨)은 몇 명쯤인가? 그 죄는 죽일 만 하나 진영(鎭營)에 보내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