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짐꾼이 돌아가는 편에 아들에게 답장을 한다 [答阿子 二月二十六日 卜軍回便]
소식이 막혀서 그립던 차에 명숙(明淑)이 와서 너의 편지를 받아보고 조금 위로가 되었다. 봄 날씨가 맑고 따뜻한 때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이 더욱 괴롭지 않고, 둘째 며느리도 잘 지낸다고 하니 어제 잠시 기뻤다가 밤이 지나니 다시 보고 싶다. 이 아비는 22일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성곡(星谷)을 떠났는데, 그 다음 날에 비가 많이 와서 24일에 집에 돌아왔다. 네 어머니의 침식(寢食)이 줄지 않아서 기쁘다. 네 댁이 설사를 몇 차례 하다가 그대로 이점(痢痁, 이질과 학질)이 되어 횟수가 빈번하여 바로 보화탕(保和湯) 3첩을 먹인 뒤에 비록 덜해졌다고 해도 사소한 병이 떠나가지를 않으니 근심스럽고 답답하다. 제천참(堤川站)은 어떻게 마쳤느냐? 개탄스럽다. 이권형(李權衡) 3 부자(父子)의 죄는 갈수록 분통이 터진다. 순상(巡相)이 감영에 돌아온 뒤에 바로 올라가서 상대하고 말을 하여 원통함을 크게 풀어 달라. 신참 여종의 일은 나도 의아하고 소문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저번에 통지하였다. 묘표(墓表)를 묻는 일은 형제가 다시 의논하여 인편으로 상세히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