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동생이 조문을 가는 편에 진사 김병석에게 편지를 한다 [書金進士炳石 三月初七日 舍弟往弔便]
지난 가을에 찾아주시어 서로 이야기를 한 것이 아직도 고맙습니다. 해가 가고 달이 와서 완부(阮府)영감의 상사(祥事)가 하루 전이니 슬픔과 그리움이 더욱 새로우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때에 조용히 지내시는 형편이 좋으신지, 집안의 모든 일이 편안한지 매우 그립습니다. 저는 오래된 병과 새로 얻은 질병이 계속 이어져 끊이지 않고, 늘 건강하지 못하니 실로 괴로움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습니까? 가까운 곳에서 완부(阮府)의 영전(靈前)에 가서 곡을 하지 못하고 편지로 대신하며 위문편지도 남보다 뒤지니 부끄러움이 그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