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돌이(乭伊)가 올라가는 편에 조카 김용범에게 보낸다 [寄金侄容範 三月二十九日 乭伊上去便]
23일 이돈수(李敦守)편에 부친 편지는 바로 받아보았느냐? 이때에 부모를 모시며 벼슬살이하는 형편이 늘 좋고, 모든 일이 두루 평안한지 그립고 걱정스럽다. 옥린(玉獜)의 혼례는 정해진 날짜를 넘기지 않았으나 온갖 물건의 값이 폭등하여 어떻게 마련했는지 더욱 근심스럽다. 이 외숙은 여전하고, 모두 변고가 없어 다행스럽기는 하나 보은이 근래에 동학도의 소요 때문에 밤낮으로 어수선하고 괴로운데다가 도어사(都御使)의 접대로 바빠서 틈이 없다는 소식을 들으니 매우 근심스럽다. 동학도회처(東學都會處, 장내리)에 가서 유지(諭旨, 임금이 내린 글)를 편 뒤에 저들이 물러가겠다고 말했으나 아직 분명히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