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월준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四月三日 月俊便]
월준(月俊)이 와서 답장을 보지 않고도 어지럽고 괴로워서 틈이 없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비가 온 뒤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은 어떠하냐? 도어사(都御使)의 생일에 공궤(供饋, 음식을 접대하는 일)와 병정들의 접대를 어떻게 감내하는가? 밤낮으로 걱정스럽고 울적하여 미치고 싶을 정도이다. 아비와 모든 식솔들은 여전하다. 저들이 물러간다고 한 것은 전부 믿어서는 안된다. 그 형세를 예측하기 어려운데, 어찌 순순히 물러나겠는가? 만약 빈약한 산골 읍을 공격한다면 근심이 적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