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마부(馬夫)가 돌아가는 편에 보은에 답장을 한다 [答報恩 四月初五日 馬夫回去便]
어제 편지가 아직도 위로가 된다. 네 작은 아버지의 말을 들어보니, 연이어 괴로운 가운데 모습이 매우 초췌하지는 않다고 하여 매우 기뻤다. 밤사이에 정무(政務)를 돌보는 형편은 어떠하냐? 둘째 며느리는 여러 날을 괴로워하던 뒤에도 큰 탈은 없고, 우산(又山)도 편안한지 매우 걱정스럽다. 그가 말한 도인(道人)이 운집했다가 안개처럼 해산한 것은 국가의 다행일 뿐만 아니라 저들에게도 다행이다. 그러나 이때에 소요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어찌 하겠는가? 허다한 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여 조처하는가? 선무사(宣撫使)는 어제 비록 전송(餞送)했더라도 어사(御使)가 출두한 것과 다름이 없는데, 어떻게 접대하는가? 일마다 근심스럽고 답답하다. 이 아비와 식솔들은 모두 여전하다. 네 작은 아버지가 별탈없이 집에 도착하여 다행스럽다. 선무사가 계문(啓聞)한 글을 초록(抄錄)하여 돈수(敦守)편에 보내 달라. 영동(永同)의 직임이 갈린 수령의 편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