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월준(月俊)을 보내는 편으로 보은에 부친다 [寄報恩 四月九日 送月俊便]
며칠 동안 소식이 끊긴 것이 몇 년처럼 오래된 것 같다. 맥우(麥雨)가 내리다가 개인 때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은 어떠하냐? 둘째 며느리가 임신한지 7개월이 되어 괴로운 뒤에 탈이 없고, 우산(又山)도 평안한지 매우 걱정스럽다. 이 아비와 네 어머니의 침식(寢食)은 줄어들지 않았다. 네 댁이 어제 갑자기 한기(寒氣)가 나서 이불을 잡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지금은 평상시처럼 되었는데, 학질(瘧疾)인 듯하다. 다만 내일 보면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동학교도가 다시 청주(淸州)와 충주(忠州)의 경계에 다시 집결하였다고 하는데, 혹시 들었는가? 이 읍의 동학교도도 다시 황급하게 떠나갔다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거사(擧事)하여 소탕하는 것만 못하다. 또한 두렵고 근심스럽다. 조카 진(珍)이 그 사이에 성묘를 갔다가 그저께 이곳에 돌아왔는데, 머지않아 집에 돌아간다고 하여 비록 어지러운 중이지만 성의(聖猗)에게 답장을 써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