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영백(嶺伯, 경상 감사)인 종형(從兄)에게 드린다 [上從兄嶺伯 四月十三日]
감영에 가신 지가 여러 날이 되었으나 아직도 편지를 받지 못해 그리움이 더욱 간절합니다. 보리철에 지방관으로 지내시는 형편에 손상은 없고, 용무(氄務, 군사에 관한 일)도 괴롭지는 않은지 매우 그립습니다. 그러나 사판(祠板, 신주)에 행차하실 때 중도에 모시고 가서 하직인사를 하지 못하여 매우 송구스럽고 한탄스럽습니다. 저는 담화(痰火) 증세가 끝내 완쾌되지 않으니 괴로움을 어찌 말로 다하겠습니까? 다만 식솔들에게 변고가 없어 다행스럽습니다. 보은에 운집한 도깨비 같은 무리를 3차례 선유(宣諭)하여 3일에 해산한 것은 국가와 신민(臣民)에게 큰 다행입니다. 제 자식이 이리저리 접대하느라 허다한 경비가 적지 않아 이것도 크게 걱정스럽습니다. 그러나 그간에 어지럽고 괴로운 것은 형세가 그렇게 한 것이니 어찌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