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사령(使令)이 돌아가는 편으로 보은에 답장을 한다 [答報恩 四月十二日 使令回去便]
어제 월준(月俊)이 돌아와서 받은 답장이 아직 손에 있어 지금 다시 편지를 보니 더욱 기쁘고 위로가 된다. 보리가 익어가는 서늘한 때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에 괴로움은 없고, 온 관속(官屬)이 잘 있다고 하는 것을 알았다. 실로 내 바램에 부합한다. 이 아비와 네 어머니는 편안하다. 네 댁의 학질이 완쾌되어 기쁘다. 이건창(李建昌)은 본래 요망(妖妄)한 사람으로 근거 없이 경상감사인 종형을 논죄(論罪)하여 상소를 올렸다고 한다. 비록 세상의 혐의가 있더라도 어찌 이와 같을 수가 있는가? 분통스럽도다. 성곡(星谷)의 사판(祠板)은 내일 떠날 때에 기일(忌日)과 서로 상치되어 잠시 가서 하직인사를 하고 돌아올 계획이다. 이번의 비문(碑文)은 어찌 칭송하는 말이 없겠는가?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