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월준이 가는 편에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四月十七日 月俊送便]
그저께 충길(忠吉)편에 보낸 편지는 받아보았다. 그러나 감영에 갔다가 언제 관아에 돌아왔고, 별다른 피로와 흠은 없는지 염려가 그치지 않는다. 순상(巡相)과는 어떻게 수작(酬酌)했는가? 만약 서로 통했다면 읍의 일에 크게 다행스러울 것이다. 이 아비와 네 어머니는 태평하다. 네 댁은 학질이 지나간 뒤에 원기가 떨어지지 않고 편안하니 기쁨을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네 사촌형수가 기다린 끝에 14일 딸을 낳았다. 내 실망스런 마음을 어떻게 말로 하겠는가? 난수(蘭秀)가 아파서 그 아들이 어천(漁川)의 김생원을 모셔왔기 때문에 네 댁이 겪은 복통과 설사증세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하초(下焦)가 허(虛)하고 냉(冷)하여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해 이런 증세가 종종 있으니 보혈익기탕(補血益氣湯)이 적합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지금 약을 지으려고 한다. 난수는 비 때문에 상한(傷寒)이 나고 아울러 술병으로 최근에 증세가 위독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