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짐꾼이 돌아가는 편으로 보은에 답장을 한다 [答報恩 五月五日 卜軍回去便]
지난 28일에 관아에 돌아온 뒤에 소식을 듣지 못해 밤낮으로 근심스럽고 울적하였다. 그저께 경보(敬甫)편에 보낸 편지와 어젯밤에 짐꾼이 가져온 편지를 연달아 받아보고 위로가 되어 잠시 지회(舐懷)를 풀었다. 보리농사가 한창인 때에 정무(政務)를 돌보는 형편에 괴로움은 없고, 둘째 며느리도 편안하다니 기쁨을 견딜 수가 없다. 진휼(賑恤)을 모두 끝내고, 전후의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지 실로 대신 근심스럽다. 세금 거두는 것을 보류한 것은 백성을 위해 크게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 읍의 수령은 결전(結錢)의 납부를 독촉하여 원성이 크게 일어났다. 이 아비와 온 식구들이 모두 편안하니 다행스럽다. 네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것도 효도로 봉양하는 것인데, 어찌 만류하겠는가? 그러나 그 사이에 혼자 지내는 것을 견디기가 어려울 뿐이다. 오늘 함께 지내지 못하니 슬픔이 절실하여 그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