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이윤수가 내려가는 편에 종형에게 드린다 [上從兄 五月十一日 李允秀下去便]
지난 달 23일 사판(祠板)의 일로 행차할 때 편지를 주셨는데, 바로 답장을 올리지 못하여 송구스럽고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유하(榴夏, 음력 5월)에 지방관으로 지내시는 형편이 편안하시고, 온 관아의 모든 일이 두루 좋으며, 감영의 일이 매우 괴롭지는 않은지 참으로 그립습니다. 저는 예전의 모습대로이고, 집안에 별고가 없습니다. 그러나 자식이 동소(東騷)를 크게 겪은 뒤에다 진휼을 펴느라 밤낮으로 고생하여 조금도 눈을 부칠 수가 없다고 합니다. 형세를 어찌 하겠습니까? 이번 ≪종형의≫생신에 가지 못하여 저의 마음은 섭섭하고, 그리움이 더욱 간절할 뿐입니다. 새 부채를 보내주시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