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이돈수(李敦守)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五月十四日 李敦守便]
그저께 말출(末出)이 돌아오고, 어제 충길(忠吉)이 와서 2차례의 편지를 연달아 받아보고 매우 기뻤다. 5월의 더위가 점점 더해지는 때에 어머니를 모시며 정무(政務)를 돌보는 형편에 괴로움과 허물은 없고, 네 어머니의 침식(寢食)은 평상시와 같으며, 둘째 며느리도 편안한지 밤이 지나니 다시 근심이 절절하다. 이 아비는 어제 걸어서 평상(平床)에 성묘를 가서 송충이를 잡아 없애고, 저물녘에 돌아와 누웠는데, 더위와 피로가 너무 심하다. 다만 네 댁이 잘 있고, 조카 며느리의 유종(乳腫)이 점점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노인네 잔치 횟수가 어찌 그렇게 많은가? 저 읍의 인심은 칭송을 듣기가 어려우나 동소일기(東騷日記)는 옛날이야기를 이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