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월준이 돌아가는 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五月十六日 月俊還去便]
오늘 아침에 월준(月俊)이 와서 비록 편지를 보지 못했으나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에 허물이 없고, 네 어머니도 평안하며, 조카와 둘째 며느리도 모두 잘 있다는 것을 대략 알았다. 기쁨을 표현하기가 어려우나 속리(俗離, 속리산)에 들어갔다가 저녁에 관아에 돌아왔다고 하는데, 용인(龍仁) 수령은 무슨 일이 있어 내려왔는가? 이 아비는 더위와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맨몸에 누워서 오시(午時, 오전 11시~ 오후 1시)까지 잠을 자니 한가로운 맛이 여기에서 충분해졌다. 또한 네 댁이 편안하여 다행이나 조카 며느리의 유종(乳腫)이 끝내 아물지 못하여 근심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