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돌아가는 편에 김명숙에게 답장을 한다 [答金明淑 六月二十六日 回便]
이 달 1일에 산아(山衙)에서 이별한 뒤에 소식이 오랫동안 끊겨서 아침저녁으로 그리워하였습니다. 뜻밖에 주신 편지를 받고, 여러 번 읽어보니 직접 대면하여 말을 하는 것에 필적할만합니다. 무더위가 혹심한 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형편이 좋으시고, 부친이 더위로 설사를 하다가 지금 완쾌되었으며, 식솔들도 편안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실로 바램에 부합됩니다.
저는 더위를 먹고 누워서 기침을 하며 날을 보내고 있으니 가련할 뿐입니다. 그러나 아내가 13일에 집에 돌아와서 아직 별다른 변고가 없고, 집안이 모두 편안하며, 조카며느리의 유종(乳腫)이 완쾌되었으니 다행스러움을 어찌 말로 다하겠습니까? 집의 아이는 그 사이에 남악(南岳)에 사는 노석구(盧錫九)가 아내를 살해한 일로 여러 날을 문초(問招)하여 결안(結案)을 감영에 보고하고, 그끄저께 왔다가 오늘 새벽에 관아에 돌아갔습니다. 전최(殿最, 성적고과)에서 포상이 되어 기쁨이 그치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