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말출(末出)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七月初二日 末出便]
늦더위가 혹심한 때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이 어떠하고, 상하의 모든 권속(眷屬)들의 형편은 편안한 지를 몰라 근심이 그치지 않는다. 이 아비는 여전하고, 네 어머니도 평안하니 기쁨을 말할 수가 없다. 황간(黃澗)의 민요(民擾)는 호포(戶布)를 호(戶)마다 5냥씩 더 거두고, 가렴(加斂)의 결전(結錢)을 결(結)마다 1냥 5전(戔)씩 더 거두는 일 때문에 6개면의 백성이 집마다 1명씩 일제히 모여 읍내의 이방(吏房)·도리(都吏, 관아의 아전 중에서 우두머리)·주색(廚色, 음식만드는 구실아치)·좌수(座首, 향청의 우두머리)·장의(掌議, 향교의 사무책임) 집에 바로 들어가 불을 질렀다. 책방(冊房)을 밟아 죽이려고 관사(官舍)에 들이닥칠 때에 책방은 담을 넘어 도주하였고, 좌수와 장의는 모두 밟고 끌어당겨서 죽을 지경에 이르렀으며, 이방과 도리 및 주색 등은 수석(壽石)과 행랑아래에 숨어 겨우 목숨을 보존했다고 한다. 소위 관리가 된 자의 모양이 어떠한가? 그 정치가 밝지 못했음을 알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