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이운경이 올라가는 편으로 원지(元芝)영감에게 보낸다 [寄元芝令 七月初五日 李雲卿上去便]
외진 곳에 거처하여 편지가 드물고, 오랫동안 소식이 끊겨 늘 슬프고 그리워하여 지금 울적해하고 있습니다. 늦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영감의 형편이 한결 같이 편안하고, 어머님의 기력도 손상은 없으며, 아내가 임신하여 지금 8개월이 되었는데, 숙식과 거동은 어떠한지, 손녀는 탈 없이 잘 지내는지 모두 그립고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완장(阮丈)의 전최(殿最)가 중(中)에 해당되었는데 70 노경(老境)에 무슨 모양인지 분통이 터집니다. 나는 더위와 피로를 견딜 수가 없어 골골하며 지내고 있으니 참으로 괴롭습니다. 집안에 변고가 없어 다행스러울 뿐입니다. 관아의 소식을 자주 들었는데, 동소(東騷)를 겪은 뒤에 읍의 일은 전혀 손을 댈 방도가 없다고 하니 실로 걱정스럽고 답답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