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전편(轉便)에 무장(茂長) 평리(平里)의 종씨(宗氏)인 문석(文奭)에게 편지를 한다 [書宗人文奭 七月初六日 轉便茂長平里]
호서와 호남의 외진 곳에 소식이 서로 막히니 슬픈 마음을 어찌 견디겠습니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에 조용히 지내시는 형편이 좋으시고, 온 집안도 두루 편안하신지 그립습니다. 저는 일개 쇠락한 노인으로 집안에 변고가 없어 다행스럽습니다. 관아의 소식을 자주 들었는데, 동학의 소요≪보은집회≫를 겪은 뒤에 읍의 일은 전혀 손을 댈 수가 없어 실로 근심스럽고 답답합니다. 언제 다시 만나 이 울적함을 풀겠습니까? 뜻이 비록 끝이 없어도 길이 막히고 멀어서 슬픔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