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석초(石楚) 편으로 생질인 김세마에게 보낸다 [寄甥侄金洗馬 同日 石楚便]
서늘한 날씨를 맞이하고 더위가 물러가는 때에 막힌 감회가 더욱 간절하다. 이 때에 부모를 모시며 벼슬살이하는 형편은 늘 편안하고, 어머님의 안부는 편안하시며, 네 댁과 옥린(玉獜)부부는 모두 좋고, 번공(番公, 공무)은 자주 괴로운 데에 이르지 않았는지 모두 그립고 걱정스럽다. 이 외삼촌은 오래된 병이 가을을 맞아 더욱 심하여 고생하며 날을 보내고 있어 실로 지루함을 느낀다. 온 집안이 별고가 없으나 학남(鶴南)은 학질과 번갈아 나는 기침으로 오랫동안 건강하지 못하였다. 연이어 의원과 약을 써서 지금에야 조금 덜해졌으니 기쁨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는가? 관아의 소식을 자주 들었는데, 근래에 이포(吏逋, 아전의 포흠)의 납부를 독촉했으나 장부를 청산할 날이 없어 그것 때문에 대신 걱정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