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여아(女阿, 딸)를 데려가는 편에 사위인 권진사(權進士)에게 보낸다 [寄婿權進士 八月三日女阿率來便]
어느덧 중추(仲秋)가 되니 그리움이 더욱 간절하다. 이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형제들의 형편은 모두 좋고, 한양의 소식은 들었으며, 어머님의 기력은 강령하시고, 네 댁은 잘 지내는지 모두 그립고 걱정스럽다. 나는 오래된 병이 이때에 더욱 심해져서 건강하지 못하며 날을 보내니 실로 지루함을 느낀다. 집안에 별고가 없기를 바랄 분이다. 관아의 소식은 자주 들었는데, 소요를 겪은 뒤에 읍의 일과 민심은 전혀 소생할 방도가 없다고 하니 근심스럽다. 70 두 노인네가 자식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서 조카와 가마와 말을 보내니 네 댁을 잠시 내려 보내도록 허락하여 노인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