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이운경(李雲卿)이 올라가는 편에 원지(元芝)영감에게 보낸다 [寄元芝令 八月十七日 李雲卿上去便]
지난 달 19일의 편지는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 뒤이라서 기쁘고 위로됨을 어찌 헤아리겠는가? 가을 기운이 맑고 서늘한 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영감의 형편이 더욱 좋고, 어머님의 안부는 편안하냐? 네 아내는 임신한 지 9달인데 모든 형편이 어떠하냐? 사내아기로 잘 낳기를 밤낮으로 바라고 있다. 무아(戊阿)는 탈없이 잘 지내는지 그립고 걱정스럽다. 너의 완부(阮府, 아버지)는 순안(順安)으로 옮겨갔다니 어찌 백열(栢悅)이 없겠는가? 너의 고생은 보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다. 나는 가을을 맞아 더욱 노쇠하였는데, 그 형세를 어찌 하겠는가? 집안에 별고가 없고, 권실(權室)이 며칠 전에 내려와서 단란한 즐거움이 늙은이의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집 아이는 이달 3일에 다시 딸을 얻었다. 집안의 어둠이 어찌 이처럼 심한가? 그 사이에 청풍(淸風)의 민요(民擾)를 조사하는 일로 그 곳에 달려가서 조사를 하고 12일에 집에 왔다가 아직 관아에 돌아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