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사령이 돌아가는 편으로 보은에 답장을 한다 [答報恩 九月一日 使令回便]
29일밤에 석만(石萬)이 돌아오는 편과 그믐밤에 사령(使令)이 오는 편에 보낸 두 번의 편지를 연이어 받아보고 기쁘고 위로가 되었다. 일전에 여행 중의 형편에 피로는 없고, 어제 화양(華陽)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향역(享役, 만동묘에 제사를 지내는 일)을 잘 치루고 별탈없이 관아에 돌아오기를 바란다. 이 아비는 8대조 할머니 임씨(任氏)의 기일(忌日)이 어느덧 지나가서 추모하는 마음을 이루 미칠 데가 없다. 네 어머니의 구열(口熱)은 쾌차하였고, 네 댁도 편안하여 다행스럽다. 네 누이동생의 학질은 약을 썼으나 효과가 없고 양학(兩瘧)이 되어 근심스럽고 울적하다. 네가 알려준 추어고(秋魚膏)는 바로 쓰려고 했으나 김공엽(金公燁)의 집에 좋은 약이 있다고 하여 사람을 보내 구해다가 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