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월준(月俊)을 기송(起送)하는 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九月初五日 月俊起送便]
황묘(皇廟)의 향역(享役, 제사)은 잘 치루고 다음 날 관아에 돌아와서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에 피로와 괴로움은 없고, 관아의 권속(眷屬)들은 모두 잘 지내며, 새로 태어난 아이는 젖을 잘 먹고 태중(胎中)의 때는 잘 벗었는지 매우 근심스럽다. 이 아비와 네 어머니 그리고 네 댁은 모두 잘 있다. 네 누이동생의 학질은 연이어 좋은 약과 신통한 처방을 써서 물리친 것 같다. 다만 다가오는 직(直, 학질이 발작하는 차례)을 본 뒤에야 근심을 완전히 풀 수가 있을 것이다. 추어고(秋魚膏)는 바로 2차례 사용하였다. 네 댁이 복용하는 갑사탕(甲巳湯)은 그저께부터 처음 달여서 사용하였다. 흉년이 오히려 지난 가을보다 심하다. 망월(望月) 이외에 모두 간평(看坪, 추수의 작황을 살펴보는 것)을 해서 조(條, 조세인 租인듯)를 감해주었는데, 아직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은 너무 지나친 듯하다. 저 군(郡)의 농사형편은 인근 읍중에서 가장 풍년이라고 하니 수령된 자에게는 큰 다행이다. 긴밀히 살펴볼 곳이 있으니 속대전(續大典)을 빌려서 보내도록 분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