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명숙과 말출(末出)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九月一九日 明淑末出便]
며칠 동안 소식이 끊겨서 울적하였다. 단풍이 든 때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이 늘 편안하고, 관아의 권속(眷屬)들도 모두 좋으며, 새로 태어난 갓난애는 젖을 잘 먹어 점점 연약하고 예쁜 모습이 있는지 매우 걱정스럽다. 이 아비와 네 어머니 그리고 네 댁은 여전하다. 네 누이동생의 학질은 공엽(公燁)에게서 구해온 약을 연이어 5첩을 써서 완전히 떨어내었다. 움직이는 모든 형편이 전보다 조금 나아져서 기쁨을 말로 다할 수가 없다. 주아(朱雅, 아(雅)는 존칭)는 그저께 왔는데, 일해(日偕)가 관아에 간 뒤에 상세히 터를 보고 부귀(富貴)와 자손이 이어질 땅이라고 칭찬했기 때문에 터를 잡아 집을 옮겨 지을 것을 정하였다. 그러나 일이 너무 거창하여 미리 새 재목 200여개를 구해놓은 뒤에야 군색함이 없을 듯하다. 이곳에서 재목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서 걱정이 된다.
인삼(人蔘) 상중품(上中品) 8냥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