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이돈수(李敦守)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十月初二日 李敦守便]
어제 명숙(明淑)이 와서 소매에서 전해준 편지를 펴서 보고 매우 기뻤다. 요즘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이 더욱 편안하고, 갓난애와 어미는 모두 좋은지 근심이 그치지 않는다. 이 아비는 여전하고, 온 집안에 변고가 없어 다행스럽다. 운경(雲卿)이 어제 오후에 김천(金泉)시장을 떠났다고 하여 오늘 새벽녘에 말출(末出)을 보내어 데려오도록 분부하였으나 과연 돌아올지는 모르겠다. 생청(生淸)은 미리 부탁하면 준비할 수 있으나 때에 닥쳐 화급하게 구하면 어찌 그것이 쉽겠는가? 5일과 6일쯤에 도착하도록 사첨(士瞻)에게 거듭 부탁하였다. 매사에 많이 늦어져서 걱정스럽다. 한양가는 길은 주저하지 말고 신속히 작부(作夫)하고 말미를 얻어 상경(上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만약 다시 저 군(郡)에서 해를 넘긴다면 빚에 빚이 더해질 것이니 범범히 여기지 말라. 가역(家役)에 쓸 재목을 사방에서 구했으나 아직 그 양을 채우지 못했다. 기와도 구하기가 어려우니 어찌 하겠는가? 당호(唐湖)의 진사(進士)는 그 사이에 금부도사(禁府都事)를 제수 받았고, 그의 아들 팔룡(八龍)도 초시(初試)에 합격했으니 부자(父子)의 신수(身數)가 대통(大通)하였다.
형칠(亨七)을 함께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