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고목사(告目使)편에 한양가는 도중의 보은에게 보낸다 [寄報恩京行路中 十月九日 告目使便]
이별한지 여러 날이 되었으나 소식을 듣지 못하여 그립고 울적한 마음이 그치지 않는다. 언제 감영에 도착하여 말미를 얻어 서울길을 떠났느냐? 날씨가 음산한 때에 여정중의 형편에 별다른 피로는 없었는지 염려가 적지 않다. 이 아비는 여전하고 집안에 변고가 없어 다행스럽다. 말출(末出)이 어제 저물녘에 돌아와서 답장을 펴서 보니, 형칠(亨七)이 밤에 오라는 전보(電報)가 왔고, 3일에 육교군(六轎軍, 6명의 가마꾼이 드는 가마)이 길을 떠났다고 한다. 경춘(景春)대감이 유배에서 풀려난 것은 이것을 미루어 알 수가 있다. 이것을 알고 경상감영의 편지는 매우 급하지 않고 고목사(告目使)를 재촉하여 전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