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보아(報牙)에 주어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十月二十二日 送于報牙]
20일 아침에 보은에 편지를 보내고 빨리 고사(告使)에게 부치도록 분부했는데, 그 사이에 받아 보았느냐? 15일에 보낸 편지는 21일에 받아보고, 여정이 편안하며 주가(主家)가 두루 좋다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뻤다. 그러나 네 누이동생이 그 사이에 해산을 하여 아들을 낳았는지를 알지 못하여 그립고 울적하다. 이 아비는 여전하고, 온 집안에 변고가 없다. 어제 관아의 소식을 들었는데, 갓난애와 어미가 잘 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과거일은 끝났으니 핑계를 대지 말고 이직(移職)을 아무쪼록 주선하여 이 바램에 부응하기를 바란다. 양근(楊根) 산소의 휼목(卹木)에 사람을 보내 적간(摘奸, 사람을 보내 조사하는 것)한 뒤에 정말 함부로 베었다면 묘지기를 잡아들여 속전(贖錢)을 징수하고 유배를 보내야 한다. 나처럼 불초한 사람은 세상에 용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경상감영의 일은 듣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형칠(亨七)의 형편은 실로 걱정스럽고 답답하다. 이운경(李雲卿)이 자수하여 내려갔는데, 바로 잡아가두고 본관에게 부탁하여 귀양을 보냈다고 한다. 이것은 매우 온당치 못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