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원지(元芝)영감에게 보낸다 [寄元芝令 同日]
붓을 잡기가 매우 어려워서 지난번 인편에 편지를 쓰지 못하여 슬픔을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겨울 날씨가 봄 같은 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영감의 형편이 늘 좋고, 어머님의 기력도 강령하시며, 집의 아이는 잘 있는지 모두 그립고 걱정이 된다. 네 아내가 아직 산기(産氣)가 없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해산을 하여 아들 1명을 얻었는지를 알지 못해서 울적하고 근심스럽다. 나는 여전하고, 집안에 별고가 없어 다행스럽다. 집아이의 과거는 비록 재미가 없었으나 이직(移職)을 그대도 주선하여 이 바램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어떠한가? 나머지는 손이 떨려서 쓰기가 어렵다.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