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돌이(乭伊)가 올라가는 편에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十月二十五日 乭伊上去便]
14일과 20일 및 22일에 부친 편지는 차례대로 받아 보았느냐? 겨울 날씨가 따뜻한 때에 여정 중의 형편에 허물은 없고, 주가(主家)의 형편은 편안하며, 네 누이동생은 그 사이에 순산을 하여 아들 1명을 얻었는지를 알지 못하여 매우 울적하다. 이 아비는 여전하고, 네 어머니와 네 댁도 편안하다. 관아의 소식을 들었는데, 갓난애와 어미도 잘 지낸다고 하니 기쁘고 다행스럽다. 그러나 일전에 영차(營差, 장차(將差)이다)가 내려와서 아전인 이학규(李學奎)와 곽무현(郭武鉉) 2명을 잡아갔다고 하는데, 무슨 일로 그런 것인지 그 속을 알지 못하겠다. 너의 이직(移職)을 병조판서가 특별히 생각하여 주선하려면 실로 할 만한 방도가 있는가? 밤낮으로 바라는 것으로 속이 타고 눈이 터져버렸다.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변고가 곳곳마다 다시 일어나고 거리에서 약탈의 폐단이 많다는 소문을 들으니 매우 두렵고 근심스럽다. 붓을 잡기가 어려워서 원지(元芝)에게 따로 편지를 못했으니 함께 보기를 바란다. 명숙(明淑)도 잘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