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돌이편에 외질인 김시직에게 보낸다 [寄外侄金侍直 同日 乭伊便]
저번 인편에 부친 편지는 받아 보았느냐? 따뜻한 겨울 날씨에 부모를 모시며 벼슬살이하는 형편이 늘 편안하고, 어머님의 안부와 네 집의 모자(母子)는 모두 좋은지 그립고 걱정이 된다. 그러나 귀손(貴孫, 하인의 이름)과 순덕(順德)이 죽었다고 하는데, 무슨 병 때문에 그런 것인가? 그 소식을 들으니 매우 가련하다. 너의 번공(番公, 번을 서는 공무)은 빈번한데 하인은 점점 줄어 걱정이 그치지 않는다. 이 외숙(外叔)은 여전하고 집안에 변고가 없어 다행스럽다. 보은(報恩, 보은 수령인 아들)이 겨울철에 객지에 있어 걱정이 적지 않으나 어떻게 하면 삼산(三山)의 악습(惡習)을 면할 수 있을는지 근심스럽고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