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밤에 추서(追書, 추신)를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十月二十六夜 追書]
어제 아침에 편지를 쓴 뒤에 관예(官隷)가 전해준 19일에 보낸 편지를 받아보고 위로가 되어 마음이 상쾌해졌다. 도모하는 크고 작은 일이 모두 어려우니 장차 어찌 하겠는가? 세태를 보니 남들처럼 아무쪼록 주선하여 빨리 이직(移職)을 도모하는 것이 매우 좋다. 만약 도로 보은에 주저앉는다면 읍의 폐단을 고치기 어려운 것은 고사(姑捨)하고 도리어 아전과 백성에게 조롱을 받을 것이니 잘 헤아리기를 바란다. 네 누이동생의 산달은 어찌하여 너무 늦어지느냐? 아들이나 딸이던 간에 빨리 순산하기를 바란다. 현저(玄渚)와 형칠(亨七)의 일은 매우 답답하다. 송현(松峴, 서울 중학동의 고개)에서 하교(下敎)를 기다리다가 부인의 상(喪)을 듣고 매우 놀랐다는데, 초겨울에 모든 것을 어떻게 마련하여 치렀다고 하는가? 종이가 떨어지고 붓도 형편없어서 명숙(明淑)에게 답장을 하지 못하니 이 말을 전하여라. 등잔불 아래에서 어지러워 일일이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