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관아에 가는 편으로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十一月初十日 送牙]
지난 그믐날에 보낸 편지는 7일 저녁에 도착하여 받아보고 위로가 되었다. 그러나 27일에 보낸 홍가(洪哥)는 돌아올 날짜가 이미 지났으나 아직도 오지 않아 매우 의아스럽다. 매우 추운 때에 객지에 있는 형편은 연이어 허물이 없느냐? 네 누이동생이 오래 기다린 뒤에 끝내 딸을 낳았는데, 자궁(子宮)이 부족한 것을 어찌 하겠는가? 그러나 원지(元芝)의 실망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가 있다. 대개 아들이 있는 것은 실로 하늘의 인연이어서 사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계속 서로 위로하라. 이 아비는 여전하고, 네 어머니와 네 댁도 편안하여 다행스럽다. 말출(末出)이 돌아왔는데, 서백(西伯)의 대답은 어떠하냐? 보은에 다시 머물러서는 아니된다. 만약 긴요한 방법이 없다면 버리고 돌아오는 것이 어떠하냐? 광솔불 아래 차가운 구들에서 심신(心神)이 편안한 것만 같지 못하다. 헤아려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