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달 같은 날 (11월 28일) 밤에 원지(元芝)에게 보낸다 [寄元芝令 同月同夜]
인편이 와서 편지를 주어 기쁘고 위로가 되었다. 일전에 어머님께서 환후(患候)가 있다는 소식에 걱정이 적지 않았는데, 지금 회복하셨다는 편지를 받아보니 뛸듯이 매우 기쁘다. 참으로 먼저 놀란 뒤에 기쁜 것이라고 할 만하다. 그 사이에 여러 날이 지났다. 여러 날동안 약 시중을 든 뒤 영감의 형편에 별다른 허물은 없고, 병환은 지금 쾌차하였으며, 네 아내는 편안하고 갓난애는 잘 크는지 매우 걱정스럽다. 나와 집안은 잘 지내어 다행스럽다. 집 아이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인데, 그 사이에 결말이 났는지 답답하고 울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