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달 같은 날 밤에 김명숙에게 편지를 한다 [書金明淑 同月同夜]
주신 편지를 받고 위로됨을 어찌 헤아리겠는가? 그 뒤에 여러 날이 지났는데 설창(雪窓)과 차가운 구들에 객지에서 지내는 형편에 손상은 없고, 집 아이도 큰 탈은 없으며, 주령(主令, 객지에서 머무르고 있는 집의 주인)의 대부인(大夫人)병환이 지금 회복되었다고 하니 먼저 놀란 뒤에 기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하고 집안에 별고가 없어 다행이나 보은 관아의 손녀딸이 감기로 충실하지 않아 걱정스럽습니다. 여러번 놀란 뒤라 어찌 이런 겁이 없겠습니까? 집 아이는 좌우간에 속히 내려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저께 수침동(水砧洞) 황아(黃雅, 아(雅)는 존칭)가 찾아왔기 때문에 상세히 부친의 안부를 물어 보았는데 여전히 강령하시다고 하니 조금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도 인사(人事) 때문에 겨울에 객지에서 오랫동안 고생을 하여 실로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