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조치구(趙致九)가 올라가는 편에 보은에 보낸다 [寄報恩 十二月十二日 趙致九上去便]
5일 세의(歲儀)편에 부친 편지는 13일과 14일 사이에 받아보았으리라 여겨진다. 섣달 추위가 지독한 때에 객지에서 지내는 형편은 늘 좋고, 원지(元芝)어머님의 병은 더욱 회복되었으며, 모두 편안한지 매우 근심스럽다. 이 아비는 여전하고 네 어머니도 편안하다. 네 댁은 오성산(五聖散)을 먹은 뒤에 효과가 있어 잘 먹고 잘 잔다. 다시 전(田)의원에게 물어 완전히 소생할 처방을 얻어 보내라. 어제 관아의 소식을 들었는데, 상하(上下)에 하나도 변고가 없고, 손녀딸은 근래에 재롱이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지 못해 매우 보고 싶다. 도모하는 일은 그 사이에 잘 되어서 새해 전에 내려올는지 실로 문에 기대어 걱정하고 있다. 이번에 보내는 녹지(錄紙, 따로 적어 보내는 쪽지)는 보면 알 수가 있다. 그 요로(要路)를 찾아서 편지 1장을 받아내어 순상(巡相)과 본 수령에게 보내면 소송이 다시 바른 데로 돌아갈 것이다. 경명(景明)이 여러 번 부탁했기 때문에 이와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