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오위장(趙五衛將)에게 답장을 한다 [答趙五衛將]
설산(雪山)의 추운 집에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할 때에 주신 편지를 받으니 고맙고 위로됨을 어찌 헤아리겠습니까? 매우 추운 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영감의 형편이 좋으시고, 모든 일이 두루 편안하다는 것을 아니 내 바램에 부합됩니다. 조카가 촉곤(矗梱)이 되었는데, 어찌 백열(栢悅)이 없겠습니까? 매우 축하를 드립니다. 저는 근래에 해수(咳嗽)와 천식(喘息)으로 날을 보내고 있어 매우 가련합니다. 집안에 별고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집 아이는 지난 번에 한양에 갔다가 아직 관아에 돌아오지 않아 오랫동안 관아의 일을 비우게 되어 근심스럽습니다. 상량(上樑)일짜로 내년 봄 2월 6일이 비록 좋다고 하지만 얼음이 풀린 지가 오래되지 않고 동역(董役, 공사를 감독하는 사람)이 이르지 않아 군색한 일이 많을 것입니다. 이 날 외에 혹시 다른 길일(吉日)이 없습니까? 길일을 자세히 살펴서 보아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