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 돌아가는 편에 종형인 영백(嶺伯)에게 답장을 한다 [答從兄嶺伯 十二月二十五日 回便]
세모(歲暮)에 눈이 쌓여 그리움이 더욱 간절한 때에 주신 편지를 받고 매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때에 지방관으로 지내시는 형편이 좋고, 감영의 모든 일이 두루 편하다는 것을 아니 실로 저의 바램에 부합됩니다. 그러나 흉년에 감영의 일이 괴로움을 주어 도리어 걱정이 됩니다. 저는 건강한 날은 늘 적은데, 이 세모를 맞으니 그리움을 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집안에 별고가 없어 다행스럽습니다. 제 자식은 10월에 서울에 갔다가 아직도 관아에 돌아오지 않아 피폐한 판국에 오랫동안 비워서 실로 걱정스럽습니다. 보내주신 5종류의 물건은 충분히 해를 보내는 밑천이 되니 매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