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삼산(三山) 고사(告使)편으로 무안(務安)에 보낸다 [寄務安 二月初六日 三山告使便]
3일 한밤중에 사령(使令)이 대문에 와서 시끌벅적하게 여종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매우 상쾌하였다. 무안읍이 비록 피폐하더라도 어찌 이 삼산(三山)처럼 심하겠는가? 다만 길이 먼 것이 흠이다. 날씨가 추운 때에 객지에서 지내는 형편에 심한 괴로움은 없고, 주가(主家)는 여전하며 명숙(明淑)도 편안한지 매우 걱정스럽다. 이 아비는 여전하고, 네 어머니의 침식은 줄지 않고 평상시와 같다. 네 댁은 약을 먹은 뒤에 차도가 있고, 네 누이동생은 연이어 이의원의 처방을 쓰고 지금은 완쾌되었다. 손녀딸의 기침증세는 완전히 나아 잘 놀고 재롱이 날로 달라진다고 하니 이밖에 무엇이 기쁘겠는가? 8일에 과거에 참가하여 전시(殿試)에 나간다니 매우 축하한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이 한도가 없음을 정말로 느낀다. 하하. 내려오는 날짜는 언제로 정해졌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