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편에 원지(元芝)영감에게 보낸다 [寄元芝令 同便]
지난 27일 홍아(洪雅, 홍경명)편에 부친 편지는 언제 받아보았는가? 3일에 온 편지가 아직까지 기쁘고 위로가 된다. 매우 추운 날씨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영감의 형편이 늘 편안하고, 어머님의 기력은 강령하시며, 네 집의 3모녀(三母女)도 좋은지 그립고 걱정스럽다. 무온(戊溫)의 혼인이 다음달 11일로 정해졌다고 하는데, 돈은 없고 물건은 비싸니 어떻게 마련할지 실로 멀리서 걱정스럽다. 이 몸은 여전하고 집안에 별고가 없다. 권실(權室)의 병세가 완쾌되니 기쁨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는가? 집 아이의 이직(移職)은 축하할만하나 네가 바라는 봉격(奉檄)은 언제인가? 영광(靈光)수령을 낙점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