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편에 생질인 김시직(金侍直)에게 보낸다 [寄甥侄金侍直 同便]
1달 전에 운경(雲卿)과 차인(差人)편에 부친 편지는 받아 보아 과연 부침(浮沈)의 탄식은 없는가? 봄기운이 제법 차가운 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형편이 편안하고, 상하의 모든 형편이 두루 좋은지 그리움과 걱정이 적지 않다. 그러나 지금 혐피(嫌避)할 일로 바로 삼합(三合)을 했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어떤 직(職)을 받았는지 알지 못하여 울적하다. 그렇다면 아들과 손자의 일은 혹시 낭패가 없는가? 이 외숙(外叔)은 지난번의 편지때와 마찬가지이고 집안에 큰 변고가 없다. 권실(權室)의 병세는 점차 차도가 있어 기쁘다. 너의 외형(外兄)이 이직(移職)되어 기쁨은 비할 데가 없으나 무안읍(務安邑)도 피폐하고 길도 멀어서 근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