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편에 조카인 홍시유(洪蓍裕)에게 답장을 한다 [答洪侄蓍裕 同便]
몇 년동안 소식이 끊긴 것은 비록 형편때문이더라도 그립고 슬픈 마음은 종일 그치지 않았다. 뜻밖에 3일에 온 편지가 지금까지 기쁘고 위로가 된다. 그 뒤로 여러 날이 지났는데,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형편이 더욱 편안하고, 한산(韓山)의 소식도 종종 듣는지 그리움과 걱정이 적지 않다. 이 외숙(外叔)은 풍담(風痰)증세로 고생하며 날을 보내니 실로 지리함을 느낀다. 다만 집안에 변고가 없어 기쁘다. 너의 외형(外兄)은 이직(移職)을 하여 기쁨을 비할 데가 없으나 무안읍(務安邑)도 피폐하고 길도 멀어서 근심스럽다. 추행(楸行, 성묘)은 언제 하는가? 지나는 길에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