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사연(士衍)이 돌아가는 편에 조카인 홍난유(洪蘭裕)에게 답장을 한다 [答洪侄蘭裕 四月二十二日 士衍回去便]
병이 나서 누워 있으니 그리움이 잠시도 그치지 않는다. 뜻밖에 사연(士衍)이 나를 찾아와서 아울러 보내준 편지를 받고 여러 번 읽으니 위로가 되었는데, 자리를 함께하여 마주하며 말을 하는 것에 필적할 만하다. 그 사이에 다시 여러 날이 지나 봄이 다가고 여름이 온 때에 조부모와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형제들의 형편은 모두 편안하고, 조부모와 부모의 건강은 좋으신지 매우 그립고 걱정스럽다.
이 외숙(外叔)은 근래에 풍담(風痰)증세로 고생을 하며 지낸다. 노쇠하여 일상적인 증상이니 지리한 것을 어찌 하겠는가? 다만 집안에 변고가 없고, 늦게 얻은 손녀딸이 그 사이에 마마가 매우 순조롭게 끝나서 실로 자그마한 행운이 아니다. 네 외종(外從)의 이직(移職)은 기쁨을 비할 데가 없으나 보은(報恩)의 가하(加下)와 한양의 빚이 당오전(當五錢)으로 13만(万)금인데, 일개 무안수령이 어떻게≪그 빚을≫벗어날지 실로 근심스럽고 답답하여 모두 들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사연(士衍)이 겨우 6~7일을 지내다가 갑자기 떠나가니, 이별하는 길이 슬퍼서 눈물이 비처럼 쏟아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