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질인 진사(進士) 권한(權澣)에게 답장을 한다 [答權甥進士澣]
국상(國喪)으로 온 나라가 애도하고 있고, 눈이 쌓여 차가운 집에서 그리움이 그치지 않는다. 뜻밖에 인편이 와서 보내준 편지를 받아보니 마치 위로하는 말을 대하는 것 같다. 그 사이에 다시 여러 날이 지나고 날씨가 더욱 추운 때에 부모를 모시며 지내는 형편이 더욱 편안하고, 두 분의 건강은 두루 강령하시며, 딸아이는 별탈이 없는지 더욱 그립고 걱정스럽다. 나는 홀아비 심정을 더욱 견디기가 어렵다. 이것을 어찌 하겠는가? 집안에 별고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