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형에게 올린다 [上從兄]
해가 바뀐 지가 제법 되었으나 소식이 오랫동안 끊겨 실로 매우 걱정스럽고 종일 그리워하였습니다. 봄추위가 아직 매서운 때에 상중에 지내시는 형편이 편안하고 모두 잘 지내는지 매우 그립습니다. 저는 나이가 어느덧 80을 바라보고, 오래된 병이 심해져서 문밖을 나가지 못하여 산귀신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니 저절로 가련해집니다. 어찌 말씀을 드릴만한 것이 있겠습니까? 이 자아(子阿)가 가는 편에 감히 몇 글자를 올립니다. 죄스럽고 한탄스러움이 어찌 그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