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2월 11일 생질인 홍난유(洪蘭裕)에게 보낸다 [寄甥侄洪蘭裕 丙申二月十一日]
봄빛이 이미 오래 되었으나 소식이 끊겨서 매우 그립다. 춥고 따뜻한 것이 고르지 않은 때에 상중에 지내는 형편을 잘 견디고, 모든 일이 두루 편안하며 어떻게 감내하는지 매우 그립고 걱정이 그치지 않는다. 이 외숙(外叔)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홀아비의 심정이 갈수록 괴롭고, 혼자 산골 집에 앉아 있어도 찾아와서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어 이 몸을 자애(自愛)하며 밤낮으로 길게 탄식할 뿐이다. 서울의 소식은 진짜와 가짜가 절반씩 섞여있어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의병이 선무사(宣務使)의 효유(曉諭)이후에 해산했다고 한다.